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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내기 자동화를 만들다가, 진정성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람 손 없이도 앱이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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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 없이도 앱이 나왔어요. 웹사이트도 그렇게 나왔고요. 직접 해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걸 찍어내듯 자동화하면 꽤 괜찮겠다는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도구만 팠습니다. Claude Code 스킬이랑 에이전트, 커맨드까지 사례를 찾아 막 넣어봤고 여러 에이전트를 묶어서 팀처럼 굴려보기도 했죠.

그런데 너무 많아진 나머지 정작 뭘 써야 할지 더 모르겠는 상태가 됐네요. 지금은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보면서 지우는 중

도구는 계속 늘어나고 선택지도 같이 많아졌어요. 새로 나온 걸 보면 일단 넣어보고, 넣어놓고는 또 안 쓰는 일이 몇 번이나 반복되더라고요..

찍어내기 자체는 확실히 돼요. 생각에서 구현까지가 정말 빨라졌죠. 그런데 빨라진 만큼 50~80%짜리 미완성품이 더 빨리 쌓이기만 했습니다.

한 70% 정도 완성된 것들이 잔뜩 쌓여 있는데, 최종 검수하고 내보내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었고요. 쌓인 걸 매일매일 출시하면서 그걸 계속 확인했죠..

본업에 소홀해지는 느낌이 들면 마음이 좀 초조해요. 자동화랑 워크플로우만 붙잡고 있다가 다시 앱부터 내보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은 날도 있었습니다.

더 이상했던 건 다른 쪽이었어요. 자동화에 몰입하다 보니 요즘 뭐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군요. 뭘 쓰고 있는지는 훤한데 정작 뭘 만들고 있는지가 흐릿해졌어요.

그러다 생각이 반대로 갔습니다.

찍어낼 수 있는 게 흔해질수록 못 찍어내는 쪽이 값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사람이 직접 고른 판단이나 남의 글에는 없는 문장 같은 것들요.

지금 선을 긋는 자리

모으고 조립하고 검사하는 일은 전부 기계에 맡겼고요. 무엇을 쓸지 고르는 것과 문장을 쓰는 건 아직 손으로 하는 중

휴먼 인 더 루프(HITL)라는 말이 있어요. AI가 혼자 결정하게 두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 사람이 확인하고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저한테 남은 질문은 얼마나 자동화했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개입하느냐였어요.

지금 이 글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소재를 모으고 초안 틀을 짜는 건 파이프라인이 대신했고, 여기 붙은 문장들은 제가 썼습니다. 자동화를 끊은 건 아니고 자리만 옮긴 셈이에요.

물론 제가 뭘 알아서 이러는 건 아니고요. 사람이 하던 일을 소프트웨어로 옮기는 게 제가 필요 없어지는 일인지, 더 인간적인 일을 하게 되는 과정인지도 아직 모르겠어요.

그래서 요즘은 어디까지 기계에 넘길지보다 어디를 안 넘길지를 더 오래 봐요. 그 선이 맞는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